아웃라스트 대란, 가습기살균제 사건 떠오르게 해

2017. 6. 7. 13:53뉴스

와 진짜 이제는 애를 어떻게 키워야하나 회의감이 들 정도다. 어제 접한 한 회사의 아웃라스트 제품 때문이다.

나는 쓰지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선호하는 브랜드였다. 왜냐면 예뻐보이고 좋아보였으니까. 가격대가 조금 있긴 하지만 그래도 그정도는 들여서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더 좋은 걸 해주고 싶은 엄마들이 99.9%였을 것이다. 그건 가습기살균제도 그러했을 것이다. 다 똑같았다.

조금 더 알아보고 조금 더 잘 키워보려고 했던 선택이 아이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다면 그 부모의 마음이 어떨지 상상만 해도 마음이 갈기갈기 찢긴다. 나도 분명 이 제품을 구입할 기회가 충분히 있었기에 더욱 감정이입이 된다. 지금 내가 쓰는 제품 중에 이런 것이 있을까봐 두렵다.


아이들과 엄마들은 영문도 모른채 병원을 들락날락 거리면서 고통에 시달려야했다. 블로그 이웃 중에도 꽤 많았고 이제서야 그 원인이 유아용품에 있었다는 걸 안 지금, 이건 도대체 다행인걸까 여전히 재앙인걸까. 얼마나 그들이 죄책감을 느껴야할까. 아이에게 좋다는 말을 믿었을것이다. 업체는 NASA니 뭐니 하면서 온갖 좋은말을 근거도 없이 퍼다 나르고는 이제서야 자신들도 몰랐다면서 발뺌하는 형국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문제도 역시 대처가 너무 미흡했다고 본다. 이 회사도 악마가 아닌이상 일부러 팔진 않았을 것이라고 믿어본다. 나름의 판단으로는 좋은 물건이라고 해서 야심차게 들여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그럼 회사에서 '신소재니 확인되지 않은 부작용이 있을수도 있겠다'하면서 1차 조사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 매우 유감스럽다. 문제를 호소하는 소비자들에게 계속 '안전하다, 먹을 수도 있다'하는 말로 때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가?

그리고 문제가 되는 라인이 아웃라스트라는 특정 원단의 제품인것 같다. 그래서 그 라인만 리콜을 실시한다고 한다. 그런데 또 문제가 된 건 아웃라스트 라인뿐만 아니라 다른 라인에서도 꾸준히 문제가 제기되고 있었다는 점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안해서 문의를 할텐데(특히 아기를 키우는 엄마들인데) 그저 '아웃라스트 제품이 아니라 괜찮다'고만 하면 누가 신뢰를 주겠나. 문제없다고만 반복하니 그 말 자체를 믿을 수 없게 된 것 같다.

더 좋은 것 해주고 싶어서 몇천원, 몇만원 더 좋은것으로 공부해서 사는 엄마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또 그런 엄마들 덕분에 유아용품 시장이 커질 수 있었다고 믿는다. 그런 엄마들에게 배신을 때린 격이다. 문제를 몰랐다면 최선을 다해 리콜 등의 실시와 치료비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고 다른 제품에 대해 전수조사를 해서라도 안심을 시켰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저 일개의 소비자라서 이런 생각을 하는걸까? 경영자의 입장이 되면 이런 소리가 안나오려나? 모르겠다. 하지만 역시 이도 제도적으로 강력하게 뒷받침됐으면 좋겠다. 더욱 강력한 소비자보호 제도가 필요하다. 지금 있는 제품이 소진돼야 환불이 가능하다는 논리는 도대체 무엇인가....말이야 방구야.

나도 육아용품 서포터즈를 많이 해본 편이다. 내가 가진 제품이나 내가 좋다고 홍보했던 제품에 대해 의구심이 쌓이기 시작하고 불안하기 시작하다. 그저 제품을 제공받고 '좋다'라고 한건 아닌지, 혹시 그 제품중에 문제가 있는 제품이 있으면 어떡하지... 불안하다. 그런 이유를 떠나서 복직 후에 서포터즈를 끊고 모두 비공개로 돌리긴했지만 더욱 더 블로깅에 책임감이 따른다. 그래서 나는 내멋대로 쓸 이 공간을 더 좋아해야겠다.

아이가 쓰는 것이기도 하지만 더 나아가 사람이 쓰는 물건이다. 아웃라스트의 경우 피부에 닿지 않게 한다는 말도 있는데 왜 이걸 애기용품에 썼는지 의문이고, 문제가 발생했다면 반드시 끝까지 책임졌으면 좋겠다.